은행 창구에서 처음 헷갈렸던 것
작년 여름, 처음 목돈 200만 원을 만들었다. 그전까진 월급이 들어오면 그대로 통장에 묵혀 있었다.

은행 앱을 열어보니 예금, 적금, 정기예금 같은 상품들이 줄줄이 나왔다. 금리가 다 다르고 조건도 달랐다.
그날 저녁 은행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는데 상담사가 설명해준 것도 뭔가 추상적이었다. 결국 그 자리에서 선택한 건 금리가 가장 높아 보이는 상품이었다.
3개월 뒤 통장을 확인했을 때 생각과 다른 부분들이 눈에 띄었다. 금리만 높다고 해서 내 상황에 맞는 건 아니었던 것 같았다.
예금은 이미 있는 돈을 모아두는 것
예금은 단순하다. 이미 가진 돈을 은행에 맡기는 것이다. 정기예금이면 정해진 기간 동안 돈을 건드리지 않고, 그 대신 금리를 받는 구조다. 2026년 현재 정기예금 금리는 대략 3~4% 정도다.
내 경우 200만 원을 3개월 정기예금으로 넣었다. 금리가 연 약 3%였으니 3개월 만기 때 받은 이자는 약 1만 7천 원 정도였다. 세금을 떼니 1만 3천 원쯤 남았다. 돈을 건드리지 않는 대신 조금의 수익을 얻는 느낌이었다.
예금의 강점은 명확하다. 이미 있는 돈을 안전하게 보관하면서 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것. 약정 기간이 끝나면 언제든 찾을 수 있고, 금리도 정해져 있어서 예측 가능하다.
적금은 조금씩 모으면서 이자를 받는 방식
적금은 다르다. 매달 정해진 금액을 입금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월 50만 원씩 12개월 동안 입금하면, 만기 때 600만 원이 되는 셈이다. 여기에 붙는 이자는 예금과는 다르게 계산된다.
같은 은행의 정기적금 금리가 연 약 3%라면, 내가 받는 이자는 월별로 들어간 금액마다 다르게 계산된다. 첫 달 50만 원은 12개월 이자를 받지만, 12개월째 들어간 50만 원은 이자를 받지 않는 식이다. 받는 이자는 연 약 3%보다 훨씬 적다. 실제로 계산해보면 월 50만 원씩 12개월 적금을 들면 받는 이자는 약 11만 원 정도다.
적금의 장점은 자동으로 돈이 모인다는 것이다. 매달 자동이체로 설정해두면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월급이 들어오자마자 일부를 적금으로 빼두는 습관을 만들 수 있다.
언제 어느 것을 선택할까
지금 가진 돈이 있다면 예금이 낫다. 이미 있는 돈이니 안전하게 보관하면서 금리를 받으면 된다. 목돈이 생겼을 때, 특히 명절이나 보너스를 받았을 때 몇 개월 정기예금으로 묵혀둔다고 생각하면 된다.
반대로 매달 남는 돈을 모으고 싶다면 적금이다. 자동이체로 설정해두면 월급에서 먼저 빠져나가니 쓸 돈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지난 1년간 월 50만 원씩 적금을 들었는데, 그 덕분에 월급으로 생활하는 습관이 더 단단해졌다.
세금 측면에서는 둘 다 이자에 약 15% 세금이 붙는다. 금액이 크면 클수록 세금도 많이 나간다. 이건 어떤 상품을 선택하든 피할 수 없다.
결국 선택은 상황에 따른 것이다. 이미 있는 돈을 안전하게 모으고 싶으면 예금, 매달 조금씩 모으는 습관을 들이고 싶으면 적금. 두 가지를 섞어서 쓸 수도 있다. 나는 지금 월급에서 적금을 빼고, 생기는 목돈은 예금으로 묵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