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기 전에, 2023년 봄 이야기
2023년 4월, 첫 직장을 다닌 지 만 3년이 된 시점에 통장 잔고를 처음으로 제대로 들여다봤습니다. 월 실수령액이 약 260만 원이었는데, 3년 치를 모으면 9천만 원 가까이 돼야 했지만 실제로 남아 있던 건 1,200만 원 남짓이었습니다.

그날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계산기를 두드리다가 머리가 멍했습니다. 쓴 것도 없는데 돈이 없다는 느낌, 그게 재테크를 진지하게 파기 시작한 계기였습니다.
그 뒤로 약 3년 가까이 여러 수단을 직접 써봤습니다. 예금, 적금, CMA, ETF, 연금저축펀드, ISA, 파킹통장까지. 2026년 현재 시점에서 실제로 굴려본 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줄을 세워봤습니다. 수익률 순이 아니라 “월급쟁이 현실에서 얼마나 쓸 만했는가” 기준입니다.
직접 써본 재테크 수단, 현실 기준으로 순위 매기기
1위 — 연금저축펀드
세액공제 효과가 체감상 가장 컸습니다. 연간 400만 원 납입 기준으로 약 52만 8천 원이 연말정산에서 돌아왔습니다.
세율 약 13% 구간 기준입니다. 수익률은 운용하기 나름이지만, 세제 혜택만으로도 즉시 13% 수익이 확정된 셈이라 순위를 가장 위에 뒀습니다.
단점은 55세 이전 해지 시 기타소득세 약 16%가 붙는다는 점으로, 장기 자금이 아니면 맞지 않습니다.
2위 —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3년 의무 유지 조건이 있지만, 200만 원 비과세 혜택과 그 이상 수익에 대한 약 9% 분리과세가 매력적입니다. 일반 과세 계좌라면 약 15%가 빠져나가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납니다.
국내 ETF와 채권 혼합 운용으로 연 4~5% 수준을 목표로 쓰고 있고, 지금까지 실제 수익률은 약 3년 누적 기준 약 14%였습니다.
3위 — 파킹통장
비상금 용도로 쓰기에 가장 적합했습니다. 2026년 현재 일부 인터넷은행 파킹통장 금리가 연 3.0~약 3%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어, 그냥 입출금 통장에 두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저는 약 500만 원을 상시 파킹통장에 넣어두는데, 연간 이자가 세후 약 12만 7천 원 정도 됩니다. 작아 보여도 그냥 두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4위 — 국내 ETF (지수 추종)
코스피200이나 S&P500을 추종하는 ETF를 ISA 안에서 운용하고 있습니다. 월 10만 원씩 자동 매수 설정을 해두면 신경을 거의 안 써도 됩니다. 변동성이 있어서 단기에는 마이너스가 나기도 하지만, 2년 이상 보유 기준으로는 대부분 플러스였습니다. 직접 종목을 고르는 것보다 심리적 부담이 훨씬 적습니다.
5위 — CMA 통장
급여 통장 대신 쓰면 월급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하루 단위로 이자가 붙습니다. 연 2.5~약 3% 수준으로, 일반 은행 입출금 통장(연 약 0% 미만)과 비교하면 체감 차이가 있습니다. 단, 파킹통장과 비교하면 금리가 비슷하거나 낮은 경우도 있어서 비상금보다는 생활비 운용 계좌로 쓰는 게 맞습니다.
6위 — 적금
강제 저축 효과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하지만 금리가 연 3~4% 수준일 때 실제 이자는 생각보다 적습니다. 월 30만 원씩 12개월 납입하면 원금 360만 원에 이자는 세후 약 5만 8천 원 수준입니다.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수익 측면에서 다른 수단보다 효율이 떨어집니다.
7위 — 일반 정기예금
목돈을 단기 보관할 때는 유용합니다. 하지만 12개월 기준 연 약 3% 수준에서 이자소득세 약 15%를 빼면 실질 수익률은 약 약 2%입니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 수익이 거의 0에 가까울 수 있어, 장기 자산 증식 수단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조합이 전부입니다
어느 하나가 압도적으로 좋은 수단은 없었습니다. 연금저축펀드로 세금을 아끼고, ISA로 중기 자금을 굴리고, 파킹통장으로 비상금을 관리하는 구조가 월급쟁이 현실에서 가장 무리 없이 돌아갔습니다. 세 계좌를 합쳐서 월 납입액은 약 55만 원 수준이고, 나머지는 생활비와 CMA 운용으로 분리했습니다.
재테크는 수익률이 높은 걸 고르는 게 아니라, 내가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입니다. 2026년 기준으로 금리가 예전보다 높아진 덕에 예금·적금도 예전보다는 낫지만, 세제 혜택 계좌를 먼저 채우는 게 여전히 우선순위라고 생각합니다. 세금을 아끼는 것이 수익률을 높이는 것보다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