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광고와 실제 받는 이자가 다른 이유
작년 가을에 처음 정기예금을 들었다. 은행 앱에서 ‘연 약 5% 금리’라는 광고를 보고 클릭했는데, 실제로 받은 이자를 계산해보니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그제야 알았다. 광고하는 금리와 실제 받는 금리가 다르다는 걸.

은행에서 말하는 금리는 보통 ‘연 금리’다. 1년 동안 받을 이자를 백분율로 표시한 것인데, 문제는 세금이다. 이자에는 약 15%의 세금이 붙는다. 100만 원을 약 5% 금리로 1년 예치하면 52,000원의 이자가 생기지만, 세금을 빼면 실제로 받는 건 약 44,000원이다. 광고 금리와 실제 수령액의 차이가 꽤 크다.
또 하나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 예금과 적금의 금리 계산 방식이 다르다는 것. 예금은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금액이 들어있으니 단순하지만, 적금은 매달 입금되는 금액이 다르다. 첫 달에 입금한 돈은 12개월을 기다리고, 12월에 입금한 돈은 1개월만 기다린다. 그래서 적금 금리는 예금보다 낮게 표시되는 게 정상이다.
정기예금 vs 정기적금, 어떤 상황에서 뭘 고르나
Q. 금리가 같으면 예금과 적금 중 어느 게 나을까요?
A. 금리가 정말 같다면 예금이 낫다. 같은 기간에 같은 이자를 받으면서 돈을 자유롭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은행에서 제시하는 적금 금리가 예금보다 높은 이유는 고객이 매달 입금해야 하는 수고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3개월간 두 상품을 비교해본 결과, 적금 금리가 0.3~약 0% 더 높은 경우가 많았다.
Q. 그럼 월급이 남을 때만 입금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A. 그렇게 되면 적금이 아니라 예금이 된다. 적금은 ‘정해진 금액을 정해진 날에 입금’하는 게 조건이다. 만약 한 달을 건너뛰면 계약이 깨진다. 월급이 불규칙하다면 처음부터 예금으로 시작하거나, 자동이체로 적금을 설정해두는 게 낫다.
Q. 금리가 떨어질 것 같으면 지금 바로 가입해야 하나요?
A. 금리 변동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다만 2026년 상반기 기준으로 금리가 비교적 높은 수준이라는 건 사실이다. 1년 정기예금 기준 4.5~약 5% 정도의 금리를 제시하는 은행들이 많다. 지금 가입하는 게 손해는 아니지만,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서두르는 건 위험하다.
펀드와 예금의 금리, 왜 비교하면 안 될까
Q. 펀드 수익률이 6%라고 하는데, 예금 5%보다 낫지 않나요?
A. 숫자만 보면 그렇지만, 둘은 완전히 다른 상품이다. 예금의 5%는 거의 확실한 수익이다. 세금을 뺀 후에도 약 약 4% 정도를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면 펀드의 6% 수익률은 ‘과거 성과’일 뿐이다. 내년에도 6%를 받을 보장은 없다.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예금은 은행이 ‘이 정도는 줄 테니 맡겨달라’고 약속하는 것이고, 펀드는 ‘이 정도 수익을 목표로 운용하겠지만 결과는 모른다’는 것이다. 위험도가 다르니까 금리를 단순 비교하는 건 의미가 없다.
Q. 그럼 예금만 하는 게 가장 안전한가요?
A. 안전하지만 인플레이션을 이기기 어렵다. 연 4% 예금 이자를 받아도 물가가 3% 올라가면 실제 가치는 1%만 늘어난다. 장기적으로는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하고 펀드나 주식을 섞는 게 일반적이다. 다만 그건 개인의 재정 상황과 목표에 따라 달라진다.
은행별 금리 비교할 때 놓치는 것
Q. A 은행은 약 5%, B 은행은 약 5%라면 B가 나을까요?
A. 약 0%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 1천만 원을 1년 예치할 때 세금 전 이자 차이가 20만 원인데, 세금을 빼면 약 17만 원 정도다. 하지만 A 은행이 출금할 때 수수료를 받지 않고 B 은행이 받는다면? 그 수수료가 몇만 원이면 금리 차이는 의미가 없어진다.
또한 은행마다 ‘우대금리’라는 게 있다. 급여 이체를 하거나 신용카드를 쓰면 금리에 0.1~약 0%를 더해주는 식이다. 광고하는 기본 금리만 보고 결정하면 실제로는 손해를 볼 수 있다.
Q. 그럼 어떤 은행을 골라야 하나요?
A. 내가 자주 쓰는 은행을 선택하는 게 가장 간단하다. 급여 통장이 거기 있다면 우대금리를 받을 가능성이 높고, 출금도 편하다. 금리 차이 약 0%를 위해 새로운 은행 앱을 깔고 관리하는 번거로움이 더 클 수 있다.
금리 비교할 때 꼭 확인해야 할 것
Q. 금리 비교 사이트에서 ‘최고 금리 약 5%’라고 하는데, 이게 정말일까요?
A. 정말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그 금리는 ‘특정 조건’에서만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신규 고객 한정’, ‘첫 3개월만’, ‘월급 이체 필수’, ‘신용등급 1등급 이상’ 같은 조건들이 붙어있다.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기본 금리 3~4%만 받게 된다.
금리를 비교할 때는 광고 문구가 아니라 약관을 읽어야 한다. 귀찮지만 그게 유일한 방법이다. 요즘 은행 앱들은 약관을 쉽게 볼 수 있게 만들어뒀으니, 가입 전에 5분만 투자해서 확인하는 게 낫다.
실제로 금리를 비교한다는 건 숫자 게임이 아니다. 내 통장에 몇 만 원이 더 들어올지, 그 돈을 언제 쓸 수 있을지, 은행 방문이나 앱 관리가 얼마나 번거로울지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가장 높은 금리가 항상 정답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