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매수 버튼 누르던 날의 기억
2026년 봄에 증권 계좌를 처음 만들었어요. 그전까지는 적금이랑 파킹통장만 굴리고 있었거든요. 매달 30만 원씩 1년 부어서 받은 이자가 세금 떼고 13만 원 남짓이었는데, 그 숫자 보고 머리가 멍해졌던 기억이 나요. 물가는 오르는데 내 돈은 제자리인 느낌이었달까요. 그래서 큰 마음 먹고 증권사 앱 깔고, 비상금 빼고 남은 50만 원을 입금했어요.
근데 막상 앱 켜니까 빨갛고 파란 숫자들이 정신없이 움직이는데 뭘 사야 할지 하나도 모르겠더라구요. 그날 결국 아무것도 못 사고 앱만 닫았어요. 주식 입문이라는 게 계좌 만든다고 시작되는 게 아니라는 걸 그때 알았어요.
1년치 매매 내역을 숫자로 까봤습니다
그 50만 원으로 1년 정도 이것저것 해보고 나서, 올해 초에 작년 매매 내역을 엑셀로 다 정리해봤어요. 결과가 좀 충격이었거든요.
총 매매 횟수가 47번이었어요. 한 달에 평균 4번 정도 사고팔았다는 얘기예요.
그중에 수익 본 거래가 22번, 손실 본 거래가 25번. 승률로 따지면 대략 46% 정도였어요.
근데 더 놀라운 건 수수료랑 세금이었어요. 매매할 때마다 거래세 약 0%, 증권사 수수료 약간씩 빠지는데 1년 합치니까 대략 1만 8천 원 정도가 그냥 증발했더라구요.
50만 원 굴려서 낸 비용치고는 적지 않은 비율이에요.
그리고 실제 수익률을 계산해봤더니 연 환산 약 약 2%였어요. 같은 기간 파킹통장 금리가 3%대였으니까, 솔직히 그냥 통장에 넣어둔 게 나았던 거예요. 머리로는 알고 있었는데 직접 숫자로 보니까 그제야 와닿더라구요.
승률 좋은 사람들은 뭐가 달랐을까
그 후로 주변에 오래 투자한 분들이나 책에서 본 데이터를 좀 찾아봤어요. 개인 투자자 평균 매매 회전율이 시장 전체에서 꽤 높은 편이라는 자료를 본 적 있어요. 자주 사고팔수록 비용이 누적되고, 결정 횟수가 많아질수록 실수 확률도 올라간다는 거였어요.
반대로 한 종목이나 ETF를 사서 6개월 이상 들고 있었던 거래들만 따로 뽑아보니까, 제 경우엔 그 그룹의 평균 수익률이 거래 빈도 높은 그룹보다 대략 3배 정도 높았어요. 표본이 적어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제 데이터 안에서는 분명한 패턴이었어요.
그래서 올해부터는 매매 횟수를 분기에 2~3번으로 제한해보고 있어요. 종목도 개별 주식보다는 지수 추종 ETF 비중을 70% 이상으로 두고요. 아직 결과를 단정 짓기엔 이르지만, 적어도 앱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줄어든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졌어요.
처음 시작하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
주식 입문할 때 다들 어떤 종목 사야 하냐고 묻는데, 저는 그보다 먼저 본인이 1년 동안 몇 번이나 매매할지 미리 정해두는 걸 권하고 싶어요. 매매 빈도, 투자 기간, 손절 기준 이 세 가지를 종이에 적어두고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충동 매매가 꽤 줄어들거든요.
그리고 처음 1년은 결과보다 데이터 쌓는다는 생각으로 임하는 게 마음이 편해요. 본인 패턴을 모르면 개선할 것도 안 보이니까요. 제 50만 원도 결국엔 비싼 수업료였지만, 그 숫자들 덕분에 지금은 좀 더 차분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같은 고민 하는 분들께 작게나마 참고가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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