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처음 짠 날부터 지금까지, 솔직하게 썼습니다

시작하던 날 — 통장 잔고 확인하고 멍했다

2026년 1월 초, 연말정산 결과를 확인하러 홈택스에 들어갔다가 그냥 닫아버렸습니다. 환급액이 생각보다 훨씬 적었고, 그 김에 월급 통장을 열어봤더니 매달 약 280만 원이 들어오고 나가는 구조가 3년째 그대로였습니다.

A stack of one hundred dollar bills
Photo by Giorgio Trovato / unsplash

적금 하나, 청약 하나. 그게 전부였습니다.

머리가 멍했습니다. 3년 동안 쌓인 게 고작 800만 원 남짓이라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았거든요.

그날 저녁부터 본격적으로 자산 구조를 바꿔보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처음 한 일은 지출 내역을 한 달치 뽑아서 고정비와 변동비를 나누는 작업이었습니다. 고정비가 월 약 160만 원, 식비와 교통비 등 변동비가 70만 원 안팎이었고, 실질적으로 굴릴 수 있는 여유 자금은 월 50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크지 않은 금액이지만, 방향 없이 쌓아두는 것보다는 낫겠다 싶었습니다.

1주 차 — 상품 고르다가 멈춘 지점

처음에는 ETF와 적금 중 뭘 먼저 해야 할지 감이 없었습니다. 주변에서 “무조건 ETF”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막상 증권사 앱을 켜면 종목 수가 수백 개라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일주일 동안 한 것은 딱 두 가지였습니다. 증권 계좌 개설과 ISA 계좌 신청. 계좌를 만드는 것 자체가 첫 번째 행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ISA 계좌는 연간 납입 한도가 2,000만 원이고, 3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배당 소득 200만 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있습니다. 직장인 기준으로는 서민형이 아닌 일반형을 선택했고, 월 30만 원씩 자동이체를 걸어뒀습니다. 나머지 20만 원은 일단 CMA에 넣어두고 좀 더 공부하면서 방향을 정하기로 했습니다.

1개월 차 — 처음으로 수익률 숫자를 봤을 때

한 달이 지나고 나서 ISA 계좌 안에 담아둔 국내 주식형 ETF 수익률을 확인했습니다. 약 플러스 약 2%였습니다.

30만 원에서 6,300원 남짓 불어난 셈이라 금액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적금 이자와 비교하면 체감이 달랐습니다. 같은 기간 적금 이자는 세후 기준으로 약 1,400원 수준이었거든요.

물론 ETF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고 적금은 원금 보장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 차이를 무시하면 안 됩니다.

이 시점에서 자산 배분 비율을 처음으로 정했습니다. 월 50만 원 중 30만 원은 ISA를 통해 ETF에, 10만 원은 기존 적금 유지, 나머지 10만 원은 비상금 통장에 쌓는 구조입니다. 비상금은 최소 월 생활비 3개월치인 약 690만 원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지금은 절반 정도 쌓인 상태입니다.

6개월 차 — 달라진 것과 여전히 어려운 것

2026년 5월 현재 기준으로 6개월을 돌아보면, 자산 총액은 처음보다 약 330만 원 늘었습니다. ETF 평가 수익이 포함된 수치라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방향 없이 쌓아두던 때와는 분명히 다릅니다. 무엇보다 달라진 것은 돈이 어디에 있는지 매달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는 점입니다.

여전히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시장이 흔들릴 때 ETF를 팔고 싶은 충동을 참는 것, 그리고 월 50만 원이라는 여유 자금 자체를 늘리는 문제입니다.

수익률을 높이는 것보다 투자 원금 자체를 키우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중요하다는 걸 6개월 만에 실감했습니다. 재테크는 결국 ‘어떤 상품’보다 ‘얼마나 꾸준히 넣을 수 있느냐’가 먼저라는 생각이 지금은 훨씬 확실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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