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갈아탈 때 고정과 변동 사이에서 흔들린 6개월 기록

대출 약정서 앞에서 멍해졌던 그날

2026년 1월, 전세 계약을 갱신하면서 대출을 새로 받아야 했다. 은행 창구 직원이 모니터를 돌려서 보여주는데, 같은 한도 1억 8천만 원에 대해 고정금리는 연 약 4%, 변동금리는 연 약 3%로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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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41330 / pixabay

단순히 숫자만 보면 변동이 약 0%포인트 싸니까 당연히 변동이 답인 것 같았다. 그런데 직원이 “6개월마다 금리가 바뀌실 거예요”라고 말하는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6개월 뒤에 금리가 약 4%로 오르면? 5%를 넘으면?

그 자리에서 결정을 못 하고 “하루만 생각해보겠다”고 말하고 나왔다.

집에 와서 계산기를 두드려보면서 알게 된 건, 이 선택이 단순히 이자 몇 푼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2년간 매달 내 통장에서 빠져나갈 돈의 안정성을 결정하는 일이라는 점이었다. 그래서 두 가지를 비교하면서 6개월을 보냈고, 그 기록을 남겨두려 한다.

결정 직후 — 변동금리로 일단 시작했다

고민 끝에 변동금리를 골랐다. 이유는 세 가지였다.

첫째, 당장의 월 이자가 약 8만 1천 원 정도 차이 났다. 1억 8천만 원에 약 0%포인트면 연간 97만 2천 원, 월로 나누면 8만 1천 원이다.

둘째, 시장에서 기준금리가 더 오르기보다는 동결되거나 내려갈 거라는 전망이 많았다. 셋째,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3년 뒤 갈아탈 수 있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고정금리의 장점은 분명했다. 2년 약정 기간 동안 금리가 약 4%로 못 박혀 있어서, 매달 빠져나가는 돈이 정확히 예측 가능했다.

가계부를 쓰는 입장에서는 이 예측 가능성이 생각보다 큰 자산이다. 반대로 단점은 시장 금리가 떨어져도 내 이자는 그대로라는 점이었다.

변동금리의 장점은 그 반대였다. 시작 금리가 낮고, 금리 인하기에 자동으로 혜택을 받는다.

단점은 인상기에 무방비라는 것.

1주차 — 숫자보다 심리가 더 흔들렸다

대출 실행 첫 주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일정을 검색했다. 평소에는 신문 헤드라인에서 한 번 보고 넘기던 뉴스가, 내 돈이 걸리니까 다르게 보였다. 변동금리는 보통 6개월마다 코픽스나 금융채 금리를 반영해서 조정되는데, 이 지표가 매일 어떻게 움직이는지 체크하는 습관이 생겼다. 솔직히 피곤했다. 고정금리를 골랐으면 안 했을 일이다.

1개월 — 둘 다 일리가 있다는 걸 인정

한 달이 지나니 마음이 좀 가라앉았다. 그 사이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지표가 약 0%포인트 떨어졌다.

큰 변화는 아니지만 방향이 좋았다. 동시에 친구 한 명은 같은 시기에 비슷한 금액을 고정금리로 빌렸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친구는 “매달 얼마 나갈지 정해져 있어야 마음이 편하다”고 했고, 나는 “일단 싼 게 좋다”고 답했다. 둘 다 틀린 답이 아니라는 걸 그제야 받아들였다.

객관적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대출 금액이 클수록 약 0%포인트 차이가 절대 금액으로 커진다.

1억 빌리면 연 50만 원, 3억 빌리면 연 150만 원 차이다. 대출 기간이 길수록 변동성 노출도 커진다.

30년 주택담보대출이면 변동금리는 도박에 가깝고, 2년 전세대출이면 그나마 통제 가능한 범위다. 그리고 본인의 현금흐름 안정성도 중요하다.

매달 들어오는 돈이 일정하지 않은 프리랜서라면 고정이 안전망 역할을 한다.

6개월 — 첫 금리 조정을 받아본 뒤

2026년 5월, 첫 변동 시점을 앞두고 은행에서 안내 문자를 받았다. 신규 적용 금리는 연 약 3%로, 처음보다 약 0%포인트 내려갔다. 월 이자로 따지면 약 1만 원 정도 줄어든 셈이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일단 방향이 맞았다는 점에서 안도했다. 만약 반대로 약 0%포인트 올랐다면 후회했을 것이다.

지난 6개월을 돌아보면, 변동금리를 고른 선택 자체는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다만 그 과정에서 심리적 비용을 꽤 치렀다는 게 솔직한 평가다.

단기간이고 금액이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면 변동이 합리적일 수 있다. 반대로 장기 주택담보대출이거나 매달 고정지출 예측이 중요한 사람이라면 고정금리의 안정성을 진지하게 고려해볼 만하다.

결국 어느 쪽이 정답이라기보다, 본인의 대출 기간, 금액, 그리고 금리 변동을 견딜 수 있는 심리적 여유를 함께 따져봐야 하는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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