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초, 나는 월급 230만 원 중에서 10만 원을 떼어내기로 결정했다. 비상금도 충분하고, 적금도 들고 있었는데 굳이 투자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 그런데 그해 여름, 친구가 보여준 계좌를 봤다. 3년 전부터 월 15만 원씩 묵묵히 투자한 거였는데, 그 액수가 꽤 불어 있었다. 그 장면이 자꾸 떠올랐다.
결국 나도 시작했다. 10만 원. 그게 전부였다.
월 10만 원으로 뭘 할 수 있나 싶었던 처음
처음엔 진짜 의심했다. 월 10만 원이면 1년에 120만 원인데, 이 정도면 투자할 가치가 있나. 금융 앱을 열어봐도 ‘최소 투자액 1만 원’ 같은 문구만 보였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했지만, 심리적으로 ‘이 정도면 의미가 있나’ 싶었다. 그런데 생각을 바꿔보니 달랐다.

월 10만 원은 내 월급의 약 4%였다. 작아 보이지만, 그건 내가 잃어도 생활에 지장 없는 금액이라는 뜻이기도 했다. 만약 내가 월 30만 원을 투자했다면? 아마 불안해서 매일 호가창을 봤을 거다. 하지만 10만 원이니까 편했다. 손실이 나도 ‘아, 그렇구나’ 하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었다.
나는 미국 S&P500 지수펀드를 골랐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 가장 많은 사람이 추천했고, 이해하기 쉬웠다. 월 10만 원씩 자동이체로 설정해두고 잊기로 했다.
1년 뒤, 처음으로 계산해본 수익률
2026년 초, 나는 처음 계좌를 제대로 들여다봤다. 1년간 120만 원을 넣었는데, 계좌 잔액이 128만 원대였다. 수익률로 따지면 약 약 6% 정도였다. 금액으로는 8만 원 정도의 이익이었다.
그 순간 뭔가 깨달았다. 내가 1년간 아무것도 안 했는데 8만 원이 생겼다는 거였다. 물론 통장 이자도 받고 있었지만, 그건 월 3,000원 정도였다. 투자는 그것의 거의 3배를 만들어냈다.
그해 여름, 월급이 240만 원으로 올랐다. 나는 투자액을 월 10만 원에서 월 15만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제 월급의 약 6%였다. 여전히 작은 비중이었지만, 심리적으로는 ‘이제 좀 더 진지하게 하는 건가’ 싶은 느낌이 들었다.
지금 2026년, 3년을 돌아보며
2023년부터 2026년 5월까지, 나는 총 520만 원을 투자했다. 월 10만 원으로 시작해서 지난 1년간 월 15만 원을 유지했다. 현재 계좌 잔액은 약 580만 원이다. 수익률은 약 약 11%였다.
60만 원의 이익이 나왔다는 뜻이다. 3년 동안 내가 직접 번 게 아니라, 돈이 돈을 만든 거였다. 금액 자체보다 그 ‘과정’이 신기했다. 나는 매달 자동이체만 했을 뿐이다. 주식을 사고팔지도 않았고, 뉴스를 챙기지도 않았다. 그냥 잊고 있었다.
주변 친구들을 보면 소액 투자를 시작한 사람이 꽤 많아졌다. 그 친구들도 나처럼 월 10만 원에서 시작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한 친구는 ‘월 10만 원이면 카페 한두 잔 덜 마시는 정도인데, 그게 3년 뒤 60만 원이 되니까 신기하다’고 했다. 정확히 그 느낌이었다.
물론 항상 수익만 난 건 아니다. 2026년 초 한 달은 계좌가 10만 원 정도 내려갔던 적도 있다. 그때 나는 ‘아, 손실이 나네’ 하고 그냥 넘어갔다. 월 15만 원 투자하는 입장에서 10만 원의 손실은 크지 않았다. 만약 내가 월 100만 원을 투자했다면 그 손실에 밤을 새웠을 거다. 하지만 작은 금액이니까 냉정할 수 있었다.
소액 투자의 가장 큰 장점은 ‘심리적 안정’이라고 생각한다. 큰 돈을 투자하면 수익률에 집착하게 되고, 손실이 나면 불안해진다. 하지만 월급의 5~10% 정도만 투자하면, 그건 ‘잃어도 괜찮은 돈’이 된다. 그래야 오래 할 수 있다.
2026년 현재, 나는 여전히 월 15만 원씩 투자하고 있다. 계획은 월급이 오를 때마다 투자액도 함께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절대 월급의 15% 이상은 넘지 않으려고 한다. 그 선이 내가 견딜 수 있는 한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 소액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면, 나는 ‘일단 시작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월 10만 원도 좋고, 월 5만 원도 괜찮다. 중요한 건 금액이 아니라 ‘시간’이다. 3년을 묵묵히 하면, 그 복리의 힘이 보인다. 내가 그걸 직접 봤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