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 나는 월급의 15%를 두 통장으로 나눴다. 한쪽은 은행 적금, 다른 한쪽은 펀드. 같은 금액을 6개월씩 넣으면서 뭐가 다른지 직접 봤다. 수익률이 높은 쪽이 정답이라고 생각했는데, 6개월 뒤에 깨달은 건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적금은 정말 안전하고 펀드는 정말 위험할까
적금의 가장 큰 장점은 예측 가능성이다. 내가 가입한 적금은 연 약 4% 고정이었다. 매달 50만 원씩 6개월을 넣으면 이자가 얼마인지 가입 전부터 알 수 있다. 계산해보니 약 7만 2천 원이었다. 정확했다. 6개월 뒤 통장에 307만 2천 원이 들어왔다.
펀드는 달랐다. 내가 고른 건 국내 중형주 펀드였는데, 첫 달에는 순이익률이 +약 3%였다. 좋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3개월 차에 -약 1%로 떨어졌다. 5개월 차에는 다시 +약 2%로 올라왔다. 매달 수익률이 달랐다. 6개월 뒤 최종 수익률은 +약 4%였다. 적금과 비슷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완전히 달랐다.
내가 놓친 부분이 있었다. 적금은 매달 넣은 금액이 고정이지만, 펀드는 같은 금액을 넣어도 매달 사는 수량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펀드 가격이 낮을 때 넣으면 더 많이 사고, 높을 때 넣으면 적게 산다. 이걸 평균매입단가라고 한다. 펀드는 이 원리 때문에 오히려 변동성이 있을 때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걸 6개월 뒤에 알게 됐다.
매달 넣는 심리 상태가 완전히 다르다
적금은 통장에 돈이 들어가는 날이 정해져 있다. 내 경우 매달 15일이었다. 15일이 되면 50만 원이 자동으로 빠져나간다. 그 이후로는 신경을 쓸 게 없다. 통장 잔액이 늘어나는 걸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펀드는 다르다. 나는 매달 15일에 50만 원을 넣었지만, 그 다음부터 가격을 본다. 3개월 차에 -약 1%가 됐을 때 한 번 놀랐다. 5개월 차에 다시 올라왔을 때는 안도했다. 이게 투자 심리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컸다.
한 가지 깨달은 게 있다. 적금은 ‘저축’이고 펀드는 ‘투자’라는 구분이 맞다는 것이다. 저축은 일관성 있게 모으는 거고, 투자는 변동성을 받아들이는 거다. 30대 직장인이 월급으로 시작할 때 이 차이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6개월 뒤에 내가 선택한 것
두 상품의 최종 수익률은 거의 비슷했다. 적금 7만 2천 원, 펀드 약 7만 원. 차이가 거의 없었다. 그럼 뭐가 중요했을까.
나는 적금을 유지하고 펀드는 늘렸다. 이유는 심플했다. 적금은 ‘당장 쓸 수도 있지만 안 쓸’ 돈이 들어가는 곳이고, 펀드는 ‘5년 이상 안 건드릴’ 돈이 들어가는 곳이 되었기 때문이다. 적금은 6개월 만기가 되면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펀드는 매달 넣고 있는데 찾을 생각을 안 한다. 시간이 길수록 변동성은 평준화된다는 걸 알게 됐으니까.
지금은 월급의 10%는 적금으로, 5%는 펀드로 나누고 있다. 적금은 1년짜리로 다시 들었고, 펀드는 국내주 펀드에 해외주 펀드를 추가했다. 둘 다 필요한 이유가 생겼다.
30대가 월급으로 재테크를 시작할 때 자주 묻는 질문이 ‘적금 vs 펀드, 뭐가 더 나아요?’다. 내 답변은 이렇다. 적금이 나은 게 아니라 목적이 다르다는 것. 단기간에 모아야 할 돈은 적금으로, 장기간 불릴 돈은 펀드로. 수익률로 비교하면 헷갈린다. 심리 상태와 목적으로 나누면 선택이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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