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과 적금, 통장을 나누기 전에 스스로 물어봐야 할 일곱 가지

왜 예금과 적금을 따로 생각해야 하는가

작년 가을, 월급이 들어온 다음 날 은행 앱을 켜다가 한참을 멍했다. 적금 상품 화면에서 이자율을 본 건데 약 3%였다. 예금은 약 2%였다. 숫자만 보면 적금이 훨씬 나아 보인다. 하지만 그 차이가 내 상황에서 정말 의미가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였다. 그날부터 내 통장 구조를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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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S_Donald / pixabay

많은 사람이 예금과 적금을 단순히 ‘이자율이 높은 쪽’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내가 돈을 어떻게 쓰는지, 언제 필요한지에 따라 선택이 달라진다. 같은 금액이라도 예금으로 두는 게 낫거나, 반대로 적금으로 쪼개는 게 나을 수 있다는 뜻이다.

내 월급 흐름을 먼저 파악했는가

예금과 적금을 고르기 전에 가장 먼저 할 일은 자신의 월급 흐름을 정확히 아는 것이다. 월급이 들어온 후 한 달 동안 평균적으로 얼마를 쓰는지, 언제쯤 돈이 필요해지는지를 기록해봐야 한다.

내 경우 월급 290만 원 중에서 고정 지출이 약 180만 원이었다. 집세, 통신비, 보험료 같은 것들이다. 남은 110만 원이 변동 지출이었는데, 이걸 다시 나누면 생활비가 70만 원, 자유 지출이 40만 원이었다. 이 비중을 알고 나니 어느 정도를 예금으로 두고 어느 정도를 적금으로 나눌지 보였다.

비상금은 예금으로 얼마나 남겨두었는가

적금의 가장 큰 단점은 중도 해지할 때 이자가 깎인다는 것이다.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50~80% 수준의 이자만 받는다. 그래서 갑자기 돈이 필요할 때는 예금이 훨씬 낫다.

내가 정한 비상금은 월 생활비의 3배, 즉 210만 원이었다. 이건 예금 통장에 계속 두기로 했다. 이자율은 낮지만 언제든 필요할 때 손실 없이 꺼낼 수 있다는 게 중요했다. 그 위의 돈들만 적금으로 나눴다. 이렇게 하니 마음이 훨씬 편했다.

1년 안에 정말 써야 할 돈이 있는가

자동차 보험료 갱신, 명절 비용, 휴가 경비 같은 것들이 있다. 이런 돈들은 예금으로 따로 모아두는 게 낫다. 적금은 매달 정해진 금액을 넣어야 하는데, 중간에 필요하면 해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 경우 6월에 자동차 보험료 150만 원이 나가고, 8월 휴가비로 200만 원이 필요했다. 이런 항목들을 먼저 예금으로 계획했다. 그 다음에 남은 돈을 적금으로 돌렸다. 그러니 중도 해지 같은 일이 없었다.

적금 기간을 정말 끝까지 채울 수 있는가

12개월 적금, 24개월 적금 같은 상품들은 기간이 길수록 이자율이 높다. 하지만 기간이 길다는 건 그만큼 돈을 못 건드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내가 정말 그 기간을 견딜 수 있는지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

나는 처음에 24개월 적금에 월 50만 원씩 넣으려고 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내 직업이 불안정한 편이었다. 프로젝트 기반이라 수입이 들쭉날쭉할 수 있었다. 결국 12개월 적금으로 줄이고, 월 30만 원만 넣기로 바꿨다. 이자율은 조금 낮지만 중간에 깨질 위험이 훨씬 줄었다.

예금 이자와 적금 이자의 실제 차이를 계산했는가

숫자로 비교해봐야 한다. 예를 들어 월 50만 원을 12개월 적금으로 넣을 때와 예금에 모아뒀을 때의 이자 차이가 얼마나 되는지 말이다.

적금 약 3% 기준으로 월 50만 원, 12개월을 넣으면 이자는 약 11만 원이 나온다. 예금 약 2% 기준으로 같은 금액을 모으면 이자는 약 5만 원이다. 차이는 6만 원이다. 나쁘지 않은 숫자지만, 내가 정말 12개월을 버틸 수 있다면 그 정도 가치가 있는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지금 당장 써야 할 돈과 미래를 위한 돈을 분리했는가

예금과 적금을 고르는 것의 핵심은 사실 이거다. 당장 3개월 안에 써야 할 돈은 예금으로, 6개월 이상 나두고 싶은 돈은 적금으로 나누는 것. 이 구분이 명확하면 자동으로 어느 상품을 골라야 할지 보인다.

내가 정리한 방식은 이랬다. 예금 통장에는 비상금 210만 원과 3개월치 특별 지출비 100만 원을 뒀다. 적금 통장에는 6개월 이상 건드리지 않을 돈, 즉 자산 형성 목표금을 넣었다. 이렇게 하니 선택이 훨씬 쉬웠다. 이자율 비교보다 내 상황 파악이 먼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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