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나누기 vs 한 곳에 모으기, 6개월 실험해본 결과

통장을 쪼갤지 말지, 고민하던 시점

작년 10월, 월급을 받으면서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했다. 지금까지 월급통장 하나에 모든 돈을 넣고 빼고를 반복했는데, 그러다 보니 어디에 얼마를 썼는지 감이 안 왔다. 친구는 통장을 4개로 나눠 관리한다고 했고, 회사 선배는 한 곳에 다 모은 뒤 앱으로 관리하는 게 낫다고 했다. 둘 다 그럴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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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nattanan23 / pixabay

그래서 직접 두 방식을 번갈아 해보기로 했다. 처음 3개월은 통장 나누기, 다음 3개월은 한 곳 집중식. 지난 4월에 6개월이 끝났는데, 생각보다 명확한 차이가 있었다.

통장 나누기, 처음 3개월의 현실

10월부터 12월까지 통장을 4개로 나눴다. 월급통장, 생활비통장, 투자통장, 예비금통장. 매달 월급 280만 원이 들어오면 생활비 120만 원, 투자 80만 원, 예비금 50만 원, 나머지 30만 원은 월급통장에 남겨뒀다.

처음 한두 주는 신기했다. 통장마다 목적이 명확하니까 돈을 쓸 때 심리적으로 다르게 느껴졌다. 생활비통장에서 쓸 때는 ‘이건 정해진 범위 안’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투자통장은 건드리지 않으려는 마음이 자동으로 생겼다. 하지만 한 달 반쯤 지나니 문제가 생겼다.

생활비통장이 자꾸 부족해졌다. 예상 못 한 지출이 생기면 예비금통장에서 옮겨야 했는데, 그러려면 앱을 켜서 이체를 하고, 또 다른 앱에서 확인하고… 번거로웠다. 12월에는 결국 생활비를 140만 원으로 늘렸다. 처음 계획이 무너졌다.

한 곳 집중식, 다음 3개월의 변화

1월부터 3월까지는 모든 돈을 월급통장 하나에 넣고, 가계부 앱으로만 분류했다. 마찬가지로 생활비 120만 원, 투자 80만 원, 예비금 50만 원으로 구분했지만, 실제 통장은 하나였다.

처음엔 불안했다. 모든 돈이 한 곳에 있으니까 실수로 투자금을 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3주쯤 지나니 오히려 더 깔끔했다. 앱을 열면 각 항목별 사용액이 한눈에 보였다. 생활비가 부족하면 예비금에서 쓰면 되는데, 실제로는 그럴 일이 거의 없었다. 왜냐하면 매달 정확히 얼마를 썼는지 바로바로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2월 말에 깨달았다. 통장을 나눴을 때는 각 통장의 잔액만 봤는데, 이번엔 ‘전체 돈 중에 내가 얼마를 생활비로 썼고, 얼마를 남겼는가’를 봤다. 관점이 달랐다. 3월에는 생활비를 110만 원으로 줄일 수 있었다.

숫자로 본 6개월의 결과

통장 나누기: 월평균 이체 횟수 7회, 앱 실행 횟수 하루 3~4회, 월평균 생활비 130만 원.

한 곳 집중식: 월평균 이체 횟수 1회, 앱 실행 횟수 하루 1회, 월평균 생활비 115만 원.

투자액은 두 방식 모두 월 80만 원으로 같았다. 하지만 생활비 관리에서는 차이가 났다. 3개월 기준으로 보면 한 곳 집중식이 45만 원을 더 아꼈다. 번거로움도 줄었고, 돈도 더 남겼다.

결국 뭐가 더 나을까

지금은 한 곳 집중식으로 가기로 했다. 다만 투자금만은 별도 통장에 넣기로 했다. 월 80만 원을 따로 입금하고, 그 통장은 건드리지 않는다. 이렇게 하니 심리적으로도 편했고, 관리도 간단했다.

통장을 나누는 게 나쁜 건 아니다. 다만 사람마다 다르다는 걸 알았다. 자주 이체하는 게 귀찮으면 한 곳이, 심리적으로 분리가 필요하면 여러 개가 낫다. 6개월간 직접 해본 덕분에 내게 맞는 방식을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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